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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원호 서울대 교수팀, 수화층에서 물의 점성이 강해지는 원인 첫 규명
‘나노’ 세계의 물에도 ‘난류’ 존재한다
| 입력 2015년 12월 10일 14:20 | 최종편집 2015년 12월 10일 18:00
컵 안에 든 물은 좌우로 흔들어도 점성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. 하지만 물질 표면에 형성된 물 층을 뜻하는 ‘수화층’의 경우 물질이 흔들릴 때 점성이 변하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. 같은 물이지만 전혀 다른 물리적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. 이와 같은 사실은 약 10년 전에 처음 밝혀졌지만 그동안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했다.
제원호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수화층에서 일어나는 점성의 변화 원인을 실험으로 증명했다고 10일 밝혔다.
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원자힘현미경(AFM)으로 친수성 고체인 운모와 석영 판 사이에 물 분자를 한 층부터 여섯 층 까지 쌓는데 성공했다. 그리고 판의 속도를 달리하고 물 분자 층의 두께를 변화시키며 수화층에서 나타나는 점성의 변화를 측정했다.
측정 결과 물 분자가 한 층일 경우 점성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, 두 층 이상일 경우 표면을 초속 1㎜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일 때 점성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이 물의 점성 자체가 변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화층의 특성에 의해 ‘난류’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.
제 교수는 “나노 규모에서 물의 비선형적 성질을 규명해 ‘나노 유동학’ 분야의 기틀을 다졌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”라며 “생물,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나노 규모의 마찰 현상에서 액체의 역할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”이라고 말했다.
연 구결과는 ‘미국국립과학원회보(PNAS)’ 7일자에 실렸다.